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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Japanese Rockin' Psyche & Punk '65-'71: Mera Mera

by 쾌 2023. 5. 31.
Japanese Rockin' Psyche & Punk '65-'71: Mera Mera


2005, Teichiku (TECH-23088)

 

1964년 The Astronauts의 Movin' 서프곡이 일본에서 대박을 친뒤 (오리콘 차트 없을 때라 잡지사들 비공식 집계 기준 그해 외국 음악 3위~5위 정도의 성적) 1965년 1월 Astronauts와 Ventures의 합동 공연이 이루어지면서 일본에서 일렉트릭 사운드 붐이 일어난다. 이에 후지티비에서 '토너먼트 일렉트릭 전투'란 오디션 프로그램을 편성하는데 참여 열기가 뜨겁자 다른 방송사에서도 유사 프로그램이 생겨나 아마추어 밴드들의 등용문이 된다. 붐은 순수 기악곡에 의해 시작되었으나 비틀즈의 존재감은 방일 전에도 미치고 있어 보컬을 입히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예컨대 붐 이전에 결성된 스파이더스는 이미 리버풀 사운드를 추구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룹사운드 줄여서 GS는 일반적으로 보컬이 들어간 일렉트릭 기악 밴드를 말한다. GS는 일본판 비트그룹에 해당하지만 와타나베프로덕션이나 호리프로덕션 등 소속 연예인을 TV쇼 프로그램에 잘 꽂아주는 기획사들 주도로 굴러갔기 때문에 성격은 지금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과 같았다. 이로 인해 점차 쇼와 가요에 동화되어 가면서 특색을 잃어버린다. 결국 사이키델리아 히피 반문화가 일본에 전파되면서 이 시스템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언더그라운드 씬이 활성화 되면서 GS시대는 막을 내린다. 우리나라에선 각종 경연대회를 시작으로 생음악 고고장이 생겨나 흥하던 69-74년이 그룹사운드 붐에 해당한다. 근데 이를 즐길 수 있었던 젊은이들보다 먹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전태일 같은 흙수저 노동자 청년들이 더 많던 시절이었다. 지금의 피씨방 문화처럼 젊은이들 누구나 공유할 수 있었던 게 아니었다. 재밌는 건 현대사에서 반드시 언급되는 전태일을 가요사에서 그룹사운드를 다룰 때에는 의도적으로 언급 안하는 경우가 많다. 한쪽에선 외국애들은 이러고 논다며 대마 빨고 있고 한쪽에선 재봉틀에 손가락 씹혀나가는 걸 함께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대마초 파동 이후 일본산 그룹사운드 문화는 한국식으로 변형되어 나타난 대학가요제를 통해 80년대 말까지 쭈욱 이어져 언더그라운드 문화 저변을 넓히는 데에 걸림돌이 된다. 특히 일본에서도 문제되었던 가요 동화 현상은 누적되어 다종다양한 음악의 공존에 심각한 손상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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