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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Deep Wound - Almost Complete

by 쾌 2024. 5. 10.
Deep Wound - Almost Complete

2006, Baked Goods (BG03)

 

하드코어는 원래 건축 용어로 기초 공사를 하면서 밑바닥에 제일 먼저 깔리는 골재를 말한다. 이게 의미가 확장되어 사회집단이나 조직의 기초가 되거나 기초를 탄탄히 해주는 사람들을 가리키게 되고 이런 사람들은 집단이나 조직에 보통 이상으로 진지하고 열과 성을 다해 활동하기 때문에 이를 나타내거나 정도가 매우 지나치다는 형용사의 의미도 가지게 된다. 그래서 하드코어 펑크는 펑크 중에 더 빠르고 더 시끄러운 것이고, 이게 다른 무엇보다도 강조되면 '스래쉬'라고 부른다.다시 본래 의미로 돌아와서 하드코어로 바닥 한쪽에는 자갈을, 한쪽에는 모래를 깔면 하중이 맞지 않아 건축물이 무너지기 마련이라 미리 제어해서 동일한 물질을 깔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하드코어 펑크는 펑크의 기초, 펑크의 근본을 지키려는 펑크광들이 듣는 펑크이고, 펑크는 음반 제작부터 홍보나 공연 등이 대부분 DIY 방식으로 제어되어, 팬들은 단순한 수동적 소비자로만 머물지 않기 때문에 밴드를 포함해 팬들 사이에는 연대의식이나 유대감, 동질성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예컨대 스케이트보드 동호회에서 만나 밴드를 결성한 경우 동호회 회원들이 제일 먼저 팬이 될 것이고 다른 지역 동호회로 팬층을 넓혀나갈 것이다.

 

스케이트보드를 전용 공원이나 시설에서 타지 않고 도로나 길거리에서 위험천만하게 타는 걸 'Thrashing'이라고 한다. 원래는 타는 곳에서 안전하게 주로 즐겼지만 이런 데가 수익 악화로 줄폐업 하면서 길거리로 몰려 나왔기 때문에 그리고 완전히 길거리 익스트림 스포츠로 자리잡은 이상 스케이트보딩과 스래슁은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잡지 이름으로도 있는 Thrasher는 스케이트보딩 애호가를 말한다. 스케이트보딩은 DIY와 한계에 도전을 가치로 삼기 때문에 펑크와 쉽게 융화되었다. 캘리포니아의 펑크 밴드들은 대부분 스케이트보드를 타거나 동호회와 관련 있기 때문에 스케이트 펑크라고 할 수 있지만 특히나 스케이트보드 스래슁을 하는 것 같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하드코어 펑크는 스케이트-스래쉬, 줄여서 스래쉬라 부르게 된다.

 

그러나 81,2년 미동부 해안은 아메리칸 하드코어 펑크, 미서부 해안은 UK82의 영향을 받은 더 빠르게 더 시끄럽게를 추구하는 헤비메탈 밴드들이 생겨나 83,4년 하드코어 지분을 빼앗아 가는 와중에 이 당시 스피드메탈 (메탈리카는 자칭 파워메탈)로 불리던 걸 한 저널리스트가 스래쉬메탈이라 이름 붙이고, 85년이 되면 스피드메탈이 오히려 하드코어 펑크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하드코어 문화에서만 쓰이던 스래쉬 이름을 완전히 가져간다. 결국 86년에 메이저 레이블과 손잡은 스래쉬메탈이 주류 팝 시장에 정착하면서 올드스쿨 하드코어는 종말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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